“초국가적 환경범죄에 대응하려면 생태중심적 녹색법학이 필요해”

인터뷰 · 2020/09/14

Interview Partner

김재윤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초국가적 환경범죄에 대한 우리나라 환경형법 적용과 관련된 쟁점

형사정책 2020, vol.31, no.4, 통권 60호 pp.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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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사회연구소가 이달에 만난 연구자는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재윤 교수다. 김재윤 교수는 “위험사회에 있어 환경형법(Umweltstrafrecht in der Risikogesellschaft)”을 주제로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환경형법 전문가로, 특히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국경을 넘는 환경범죄에 대한 형법 적용의 다양한 쟁점들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Q 환경형법이라는 용어가 상당히 생소하다. 환경형법이란 무엇이고 환경형법을 연구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제가 대학교 2학년이던 91년에 대구에서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이 발생하여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기업의 환경범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대학원에 입학하여 기업형 환경범죄에 관한 효율적 제재방안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썼다. 당시는 환경단체가 막 생겨나기 시작할 때였고 환경보호에 대한 개인의 실천을 강조하며 국민들에게 휴지 안 버리기, 전기 아껴쓰기를 강조했는데, 생각해보니 환경오염의 더 중요한 행위주체는 오히려 기업(법인)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독일, 일본과 함께 법인의 범죄능력을 부인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물론 우리도 양벌규정을 통해 오·폐수 등 오염물질을 배출허용기준을 넘어 배출하면 행위자뿐 아니라 법인도 처벌할 수 있다. 법인의 범죄능력은 부인해도 수형능력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벌금은 대부분 1억원 이하에 지나지 않는다.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환경범죄를 다루는 것은 변죽만 울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침 석사를 마치고 에너지관리공단(現 에너지공단) R&D 센터에서 5년 간 근무했는데, 태양광 보급 사업을 담당했었다. 이런 계기들을 통해 환경형법을 연구하게 된 건 운명이었던 것 같다. 당시 환경형법학계의 선두격이 독일이었고 그래서 독일로 유학을 갔다. 독일에서는 위험사회에 있어 환경형법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는데, 사회학에서 주요 이슈로 제기된 위험사회를 환경형법과 엮어 논문을 쓴 외국인 학생은 아마 제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Q 초국가적 환경범죄라면 어떤 것들이 있나?

A 미세먼지, 온실가스, 해양에서 유출된 원유 등 환경오염물질은 한 국가의 영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기나 물을 통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빠르게 이동한다. 오염은 국가관할권을 모른다. 이런 초국가적 환경범죄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기후변화, 프레온 가스에 의한 오존층 파괴와 같은 전지구적 차원의 환경오염이다. 이 경우 피해는 피침해법익이 본질적으로 국제사회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주체가 되어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국내법은 국제조약을 이행하기 위한 이행법의 역할을 담당한다. 둘째는 오염지역이 여러 나라에 걸쳐져 있는 광역 환경오염이다. 산성비에 의해 여러 국가의 토양이 오염되는 경우나 여러 나라를 가로지르는 하천이 오염되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경우 어느 한 나라의 국내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래서 종종 해당 지역의 국가들이 지역 단위의 조약을 체결해서 국제사회를 형성하여 대응한다. 세 번째는 이웃국가 간의 환경오염이다. 국경 부근의 공장매연이 대기를 타고 이웃나라에 피해를 주는 경우다. 이러한 유형에서는 피침해법익이 특정한 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행위자와 피침해법익 보유국 사이의 양자 문제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국내환경형법으로 상대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국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형법은 개인적 법익, 예컨대, 생명, 신체의 자유, 명예, 재산 등을 보호하는 것인데, 초국가적 환경범죄의 경우는 보호할 대상이 개인적 법익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 국가에 국한된 사회적 법익으로 보기도 어렵다. 전 지구적인 보호법익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형법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좁다. 그래서 국제법으로 접근하게 되는데 국제환경형법은 국가간 환경 관련 조약을 어겼을 때 어떤 패널티를 부과할 것인가에 관한 이행법을 만들 때 그런 벌칙규정이 적합한지를 살펴보는 정도로 관여한다.

Q 국제적으로 초국가적 환경범죄를 처벌한 사례가 있나?

A 국제사회는 국제적인 형사사건을 다루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두고 있다. ICC는 주로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한 죄, 제노사이드, 전쟁범죄를 다룬다. 현재까지 초국가적 환경범죄에 대해 직접적으로 범죄자를 처벌한 사례는 없다. 가령, 원유선이 바다에서 이동하면서 사고가 나면 해양오염이 어마어마한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냐면 바로 선박과 관련한 해양법으로 해결한다. 선박 회사는 해양사고를 대비해서 해상보험을 든다. 이런 문제는 보상 차원에서 다룰 일이지 범죄 차원에서 취급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환경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만 보더라도 미세먼지가 인류의 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를 줬음을 법적으로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원유유출로 인한 해양오염, 체르노빌 사건처럼 방사능에 의한 환경오염 같은 사건들 모두 해당 국가의 국내법으로 처벌하는 것으로 끝났다. 기본적으로 형법은 범죄가 일어난 이후에 개입하는 것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못한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은 각국의 환경정책이 앞서야 하고, 다음으로 국가 간 국제조약을 체결하고 관련한 이행법들이 잘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법률 위반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여부를 다루는 민사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형벌을 부과하는 형법은 가장 최후의 수단이다.

Q 중국에서 건너오는 미세먼지와 각종 대기오염물질 때문에 한국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데, 이것도 처벌하기 어렵나?

A 논문에서 언급한 사례를 다시 갖고 오면, 어떤 중국인 공장주가 산동반도의 대규모 화학단지에서 운영 중인 화학공장에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는데 그 배출량이 중국의 대기오염방지법상으로는 배출허용기준 내이지만 우리나라 대기환경보전법이 규정하는 허용량은 넘는다. 그런데 그 오염물질이 대기를 통해 우리나라 특정 지역에 유입됐고 그 지역의 대기가 심하게 오염됐다. 우리나라 국내법으로 중국 공장주 처벌할 수 있을까? 결론은 ‘못한다’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이유를 언급하면, 첫째로 ‘추상적’ 위험범(피해자의 법익이 실제로 침해된 것은 아니나, 침해될 위험이 있는 행위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결과발생을 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중국 공장주의 행위가 자국에서 합법적이었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피해를 입힐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단지 오염물질이 대기를 타고 우연히 한국에 유입되어 한국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처벌한다면 중국 공장주 입장에서는 매우 부당할 것이다.
둘째로 사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형법은 검사에 의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도록 인과관계를 확실하게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만일 이를 입증하지 못할 때는 형사증거법상의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의 원칙’과 무죄추정의 원리가 적용된다. 셋째로 책임원칙에 반한다. 형법에서는 행위자가 행위한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도록 한다. 행위자가 행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까지 결과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미다. 중국에는 수천, 수만 개의 공장이 수년에 걸쳐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기를 오염시킨 공장이 어디인지, 얼마만큼의 대기오염물질이 우리 대기에 도달했는지 등의 사실을 특정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Q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이산화탄소 배출 행위를 환경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가?

A 기후변화 문제와 같이 다수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위의 누적으로 발생한 환경침해에 대해 각 개인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확인하고 입증하기란 어렵다. 게다가 환경범죄단속법 등 현행 환경형법에는 미수범에 대한 처벌규정도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독일의 형법학자 쿨렌(L. Kuhlen)이 제안한 ‘누적범’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누적범이란 행위 자체로는 사회의 법익을 침해하지 않지만 다수가 반복적으로 행위를 하여 누적된 결과로서 법익이 침해될 경우 그 당벌성이 인정되는 범죄 형태다. 개인에게는 합리적인 행위인데 다수가 실행하면 비합리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상황으로 수많은 사소한 행위가 쌓여 발생하는 법익의 침해를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컵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과 건더기를 변기에 그냥 버렸다고 하자. 나중에 기름 성분과 찌꺼기를 걸러내고 정수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든다. 설거지할 때 친환경세제를 쓰면 좋겠지만 생활비 절약을 위해서 친환경제품이 아닌 저렴하고 잘 닦이는 세제를 쓰는 것이 비난 받을 행위는 아니지 않나. 한 사람만 할 때는 괜찮아도 많은 사람이 하면 결과가 다르다. ‘공유지의 비극’과 같은 것이다. 함께 사용하는 목초지가 있는데 이 농장 저 농장 다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황폐지가 돼버린다. 쿨렌은 수많은 행위의 결과로 환경이 훼손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런 행위를 계속하는 것을 처벌하지 않으면 환경파괴를 막을 수 없다며, 누적범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우리의 도덕적 의무라고까지 강조했다.

Q 누적범의 개념이 다수의 비도덕적 행위가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하기도 하고 부당하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 환경범죄에 대해 누적범의 개념을 도입해서 처벌하는 것은 얼마나 타당한가?

A 누적범에 대해서는 여러 반론이 있다. 분석이론으로는 인정할 수 있지만 규범이론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법행위를 하지도 않은 개인을 장래에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것은 명백히 책임원칙에 반한다. 또한 형법은 위법한 행위로 다른 사람의 법익을 중대하게 해치는 경우에만 개입해야 한다. 아직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침해하거나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행위에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다. 그리고 누적에 의한 손해라는 개념도 상당히 모호하다. 개별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벌성을 부당하게 확대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 외에 사회구조상의 문제를 개인 문제로 환원하여 개인을 문책해서 해결하려는 시도로 형벌이론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Q 현실적으로 환경오염이 분명히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데, 형법으로 처벌이 어렵다면 어떻게 환경침해를 해결할 수 있나?

A 저는 정책과 법은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려면 우선은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정책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홍보를 잘 해야 한다.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법이 정한 규정들을 위반한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행정법이나 소송법 등을 통해서 벌금이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영업정지를 명령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된다. 그래도 혹시 그마저도 어려울 때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것이 형법일 것이다. 형벌을 통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생각은 적합하지 않다. 우리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포지티브하게 가야지 누구를 처벌해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발상은 하수 중의 하수라고 생각한다. 네거티브 규제 보다는, 잘했을 때는 인센티브를 주고 격려해주고 규정을 잘 준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디젤 자동차가 몇 년 뒤부터는 서울 4대문에 못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지 말고 누구나 저감시설을 달 수 있게 지원해주는 방향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디젤차를 폐차하면 그것도 자원의 낭비 아닌가? 국민과 기업이 법을 잘 지키게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 더 집중해서 포지티브한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국가 형벌권이란 예리한 칼을 함부로 휘둘러선 안 되는 것이다. 형법을 고려하기에 앞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계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환경,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정치계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자문을 해야 한다. 기업과 국민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책으로 안 되면 필요 시 규제도 할 수 있겠지만 환경형법을 통해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해선 곤란하다.

Q 앞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에 피해를 주더라도 환경형법으로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

A 이 문제는 고도화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영국 등 선진국들이 산업혁명 일으키며 나무 땔감, 석탄으로 자동차, 기차, 공장을 가동하지 않았나. 우리나라도 60년대부터 시작해서 엄청난 오염물질을 대기와 해양에 배출했을 것이다. 기술 발전을 통해서 오염물질 저감기술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먼저 선진화한 우리 기업들이 중국 기업에 어떻게 하면 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지 기술과 방법, 노하우를 전수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도 과거 섬유산업을 일으키면서 엄청나게 많은 오·폐수를 바다에 다 버리지 않았나. 우리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왔다. 중국을 범죄자 취급하고 비난만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우리와 중국은 경제적으로도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환경오염 저감기술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중국에 전수해주면 서로 윈윈할 수 있지 않나. 정치권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게 다리를 많이 놔주면 좋겠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Q 전 세계 곳곳에 기후소송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10대 소녀가 정부를 상대로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기후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벌였고, 며칠 전에는 포르투갈 청소년 소송단이 유럽인권법원에 33개국 유럽정부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네덜란드 환경단체도 ‘기후변화 대응을 소홀히 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교수님께서는 기후소송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A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더 많은 소송을 제기하면 좋겠다. 간통죄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나오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다. 한두 번 만의 위헌소송을 통해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소송의 청구취지를 작성해야 하는데 소송이 많으면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재판부도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야’ 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그런가? 설득력이 있네?’ 이렇게 되는 거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면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변한다. 법은 사회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변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의 컨센서스, 합의를 반영하는 것이다. 반영을 못하면 그 자체로 악법이 되어 버리고 만다. 지금의 재판부와 10년 뒤, 20년 뒤의 재판부가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 다르다. 다양한 분야에서 소송이 쌓이고 쌓이면 논리 개발도 훨씬 예리해진다. 그리고 국민들과 기업들이 다수의 사례를 접하면서 환경침해가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고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에너지효율이 좋다고 해서 디젤을 탔는데 언젠가부터는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니까 못 타게 한다. 시대가 변한 거다. 기후소송을 통해서 법리를 더 개발할 수 있고, 사회적 인식제고도 할 수 있고, 또 사회운동적 가치도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Q 환경형법과 관련해서 향후 연구계획이 궁금하다.

A 기존의 법이론은 매우 인간중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에는 극단적으로 동물권, 환경권을 인정하자는 생태주의가 등장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생태중심적 법이론 중에 녹색법학이라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에는 개인적 법익의 침해를 중심으로 성립된 현재의 인간중심적 법체계로는 사회적,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의 ‘책임원칙’으로는 인류가 다 죽고 난 다음에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저는 예방적 측면에서 녹색법학의 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생태중심적 환경형법에 관한 책을 기획하고 있는 이유다. 법은 정의의 학문이지 않나. 환경정의가 정립이 안 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생태중심적 관점에서 환경정의를 바라보지 않으면, 결국에는 인간중심의 편협한 정의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녹색환경형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앞으로의 목표인데, 환경형법도 아직 미개척 분야라서 우리가 잘 연구하면 충분히 국제적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 : 한빛나라 기후사회연구소 소장

* 상기 내용은 인터뷰 파트너의 개인 견해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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